업계 소식
[자동차] TV 탐사 프로그램에 나온 픽업트럭 해킹: 화면 속 "원격 해킹"에 깔린 공격 전제
9월 21일 호주 공영방송 ABC의 탐사 프로그램에서 현지 보안 연구자가 중국 전기차 회사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픽업트럭을 해킹하는 장면이 방송됐습니다. 연구자는 2주 동안 차량을 분석한 뒤 노트북으로 문을 잠그고, 와이퍼와 워셔액을 작동시키고, 실내 마이크를 켜고, 실시간 위치를 추적했습니다. 시속 30km로 달리는 차의 전조등을 끄기도 했습니다. 브레이크와 카메라에는 닿지 못했습니다.
제조사는 방송 뒤 자체 조사 결과를 내고, 양산차에서는 꺼져 있어야 할 안드로이드 개발자 디버그 기능을 인포테인먼트 화면에서 켤 수 있는 소프트웨어 결함이 있었다고 인정하며 무선 업데이트(OTA)로 고치겠다고 밝혔습니다. 제조사 설명에 따르면 연구자가 설치한 앱이 위치나 마이크를 쓰려면 화면에서 권한을 직접 승인해야 했고, 전조등과 와이퍼 제어에는 차량 배선에 손을 대는 작업이 필요했습니다. CAN 메시지 보호를 더할지는 따로 위험 평가하겠다고 했습니다. 연구자 측도 이번 시연은 차량에 처음 들어가는 방법을 보이려던 것이 아니라, 제조사가 커넥티드 차량에 갖는 원격 접근을 모사해 그 접근이 어떻게 악용될 수 있는지 보이려던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런 만큼 이 시연을 차량에 손대지 않고 밖에서 바로 할 수 있는 원격 공격으로 일반화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도 양산차에 남은 디버그 경로와 인증 없는 차량 내부 메시지는 TARA의 단골 점검 항목이고, 공격 전제를 어디까지 잡느냐가 공격 실현 가능성 평가를 가른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자동차] AI 에이전트 넷이 인포테인먼트 화면을 직접 눌러 보며 시험했다
10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소프트웨어 공학 학회 ESEM 2026에서 포르투갈 포르투 대학교와 차량 소프트웨어 회사 연구진이 대형 언어 모델(LLM) 에이전트로 인포테인먼트를 시험한 산업 사례를 발표했습니다. "어느 메뉴로 가서 무엇을 누르고 무엇을 확인하라"는 한 문장짜리 시나리오를 주면, 다음 동작 판단, 누를 화면 요소 선택, 고른 요소가 맞는지 확인, 동작 결과 판정을 나눠 맡은 에이전트 네 개가 한 완성차 회사의 안드로이드 인포테인먼트 시험 환경을 조작합니다. 결함이나 오류로 끝난 시나리오를 더 강한 모델로 다시 돌린 최종 결과는 시나리오 30개 가운데 28개가 판정까지 갔고, 그중 20개(71.4%)가 정답과 맞았습니다. 시험 환경에 있던 결함 5건(일부러 꺼 둔 공조 기능 3건, 다른 언어를 고를 수 없던 언어 선택 결함 1건, 화면 전체가 검게 변한 일시적 이상 1건)은 모두 잡았지만, 정상 동작을 결함으로 판정한 오탐이 8건 나왔습니다.
에이전트 하나에 모든 일을 맡긴 방식과 비교하면 첫 실행의 오탐률은 72.0%에서 52.6%로 낮았습니다. 다만 다시 돌린 뒤의 최종 정확도는 두 방식 모두 71.4%로 같았습니다. 첫 실행에는 시나리오당 평균 8.4분이 걸렸고, 재실행까지 포함한 비용은 시나리오당 약 4.64달러였습니다. 저자들은 개발 중 즉시 피드백보다는 야간 회귀 시험에 맞는 방식이라고 정리했습니다. 결함 검출 결과는 이 5건에 대한 것이고 오탐을 줄이는 것이 남은 과제이지만, 화면 시험에 AI 에이전트를 들일 때 무엇을 기대하고 무엇을 경계해야 하는지 숫자로 보여 주는 드문 사례입니다.
[로봇] 안전 펜스 밖을 겨냥한 휴머노이드: 안전은 기능 하나로 덧붙일 수 없다
미국의 휴머노이드 회사 Agility Robotics가 9월 신형 Digit 5를 공개하며 "처음으로 협조적으로 안전한(cooperatively safe) 휴머노이드"라고 소개했습니다. 안전 펜스나 작업 셀 밖에서 사람 가까이 일하는 것이 목표이고, 홍보 영상에서는 사람이 다가오면 하던 일을 멈추고 몸을 웅크립니다. 10월 1일에는 공장 쪽 안전 설비와 로봇을 잇는 장치를 함께 개발하는 협약도 맺었습니다. 로봇 안의 사람 감지와 안전 동작 제어, 공장 쪽에서 들어오는 안전 신호, 비상 정지와 인에이블 스위치를 넣은 조작기를 겹겹이 두는 구조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아직 개발 중이며 안전 인증은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회사의 로봇 안전 책임자는 로봇이 물건을 내려놓으면 사람이 나중에 집는 "협조"에서 사람이 로봇에게 물건을 직접 건네는 "협업"으로 점진적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로봇과 사람이 함께하는 범위를 단계적으로 넓혀 가는 이 방식은 자율주행 기능의 운행 설계 영역(ODD)을 단계적으로 넓혀 가는 방식과 닮은 점이 있습니다. 로봇 밖에서 들어오는 안전 신호를 믿을 수 있게 전달하는 문제도 차량 통신의 종단 간(E2E) 보호가 다루는 과제와 비슷합니다.
[농업기계] 작업자를 떼어 놓고 한 시험, 사람 곁의 안전까지 보여 줄 수 있었을까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움직이는 자주식 농기계의 조작 장치에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1977년 산업안전 규정이 아직 유효해, 예외 승인 없이 운전자 없는 트랙터를 운행할 수 없습니다. 2021년 한 전기 자율 트랙터 스타트업이 시험용 임시 예외를 받았지만, 규제 당국 실무진은 이 회사가 자율 운행 중 작업자를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하는 운영 방침을 썼다고 보고했고, 기사는 그 때문에 사람 곁에서 기계가 어떻게 동작하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제한적이었다고 전했습니다. 실무진은 2025년 11월 제조사가 시험과 검증 방법을 보이고 사고를 보고하는 사전 승인제를 제안했지만, 2026년 9월 현재 채택된 기록은 없습니다. 기사는 그 스타트업이 경영난으로 무너진 점을 들어 규제만이 도입을 막는 것은 아니라고도 짚었습니다.
위험한 상황을 피해서 쌓은 운행 시간은 바로 그 상황에서의 안전 근거가 되기 어렵습니다. 자율주행차의 주행 거리를 안전 근거로 내세울 때도 같은 질문이 따라옵니다. 어떤 조건에서 쌓은 기록인지, 막으려는 위험에 실제로 노출된 기록인지를 함께 밝혀야 근거가 됩니다.
[철도] 초록 신호에 울린 경고음, 운전실의 누구도 알아듣지 못했다
영국 철도사고조사국(RAIB)이 6월 19일 베드퍼드 남쪽에서 일어난 여객 열차 추돌 사고의 중간 보고서를 10월에 냈습니다. 시속 198km로 달리던 신형 열차가 초록 신호를 지날 때 자동 경고 장치(AWS)가 정상이라면 나오지 않아야 할 경고를 냈고, 2.7초 안에 확인 버튼이 눌리지 않아 비상 제동으로 멈춰 섰습니다. 그 뒤로도 운전실에 경고음이 계속 울렸지만 운전자도 동승한 교관도 그것이 이 장치의 경고음인 줄 알아듣지 못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이 열차의 운전실 패널은 노란 버튼이 깜박이는 뜻도 운전자에게 익숙한 기존 패널과 달랐습니다. 멈춰 선 이 열차를 뒤따르던 열차가 정지 신호를 지나 들이받아 기관사 1명이 숨지고 160명 넘게 다쳤습니다. 뒤 열차가 정지 신호를 지난 이유와 사고의 최종 원인은 아직 조사 중입니다.
7월 9일 같은 형식의 다른 열차도 같은 신호에서 같은 오경보를 받았고, 그 뒤 조사에서 선로 쪽 장치(전자석)가 허용 범위보다 낮게 설치돼 있었던 것이 확인됐습니다. 이것이 오경보로 어떻게 이어졌는지는 아직 조사 중이고, 오경보와 경고음 인지 문제가 추돌의 원인으로 확정된 것도 아니지만, 그 자체로 짚어 볼 대목이 있습니다. 같은 경고라도 차종마다 표시의 뜻이 다르면 운전자의 대응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센서 오경보로 인한 급제동, 경고를 받은 운전자가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지(제어 가능성)를 따지는 자동차 기능안전에도 이어지는 질문입니다.
[항공] 1밀리초 틈에 걸린 결함이 영국 공항의 출발을 멈췄다
9월 8일 영국 항공교통관제 시스템 장애로 항공편 2,000편 넘게 지연, 취소, 회항했습니다. 관제 기관이 9월 18일 공개한 예비 보고서에 따르면, 비행 정보 시스템이 항공기 식별 코드의 수동 배정 요청을 처리하던 중 우선순위가 더 높은 메시지를 받아 작업을 잠시 멈췄고, 작업을 이어 갈 때 결함으로 출력이 손상됐습니다. 그 메시지가 1밀리초만 일찍 또는 늦게 도착했어도 정상 처리됐을 것이라고 합니다. 손상된 데이터로 시스템 사이 연결이 끊겨 관제는 수동 절차로 넘어갔고, 약 6시간 사이에 출발이 모두 합쳐 약 4시간 30분 멈췄습니다. 보고서는 현 단계에서 사이버 공격의 증거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선점된 작업이 다시 이어질 때만 드러나는 결함은 정해진 순서대로 돌리는 시험에서는 좀처럼 걸리지 않습니다. 차량 제어기에서도 태스크와 인터럽트가 공유 데이터를 다루는 구간, 우선순위가 높은 이벤트가 끼어드는 구간을 타이밍 분석과 스트레스 시험으로 따로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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